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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155마일 횡단’...포카리스웨트 마시며 DMZ에 희망 발자국 남겨
작성자 동아오츠카 작성일 2018-08-22 조회 471

 

 

  
▲ ‘2018 휴전선 155마일 횡단’에 참가한 대원들이 5일 오전 강원도 양구 두타연의 '평화누리길'을 행진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평화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난 비무장지대(DMZ)에 155명의 청소년들이 섰다. 평화통일체험활동 ‘휴전선 155마일 횡단’의 깃발 아래, 7월 31일 광화문 광장을 시작으로 8박 9일 동안의 일정이 이어졌다. 이들은 파주, 연천, 양구, 고성 등 최전방 지역을 두 발로 걸어왔다. 철조망처럼 얽히고설킨 70년의 남북관계를 관통해 땀의 가치, 분단의 아픔과 평화의 희망을 느끼는 기회였다. 폐회식은 6일 열렸다. 양동영 동아오츠카 대표이사, 함종한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권영호 22사단장 등이 대원들과 자리를 함께 해 뜻 깊은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휴전선 155마일 횡단’은 음료 업체인 동아오츠카와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고, 행정안전부·국방부 등이 후원하는 행사로 올해 24회를 맞았다. 여성가족부가 인증한 최초의 청소년 프로그램이어서 그 의미는 새롭다. 섭씨 40도의 무더위를 이겨내고 고지에 도착한 대원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과 국토애, 통일에 대한 염원을 키웠다.  

희생의 가치 배운 ‘평화누리길’ 

“대장님, 돌부리 조심하십시오!” 5일의 첫 일정인 양구의 ‘평화누리길’ 산행에서 의젓한 대원들이 서로를 격려했다. 활동대는 두타연의 냇가를 따라 12㎞를 걸었다. 활동대의 수분 공급을 위해 두 대의 승합차와 트럭이 부지런히 곳곳마다 이온 음료 ‘포카리스웨트’를 비치했고 응급환자를 염려해 앰뷸런스 한 대가 체험활동대를 뒤따랐다. 

금강산 가는 길목의 ‘평화누리길’은 2003년 민간에 개방되기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수려한 경관과 맑은 물을 간직한 곳으로 대원들의 감탄을 샀다. 그러나 아름다움만 남아있는 건 아니었다. ‘양구 전투위령비’는 이곳에서 일어난 남북의 격전 또한 기억하고 있었다.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등 5개의 전투에서 산화한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위령비 앞에서 활동대는 숙연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허태경(18) 군은 “할아버지, 외할아버지가 모두 참전용사”라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삶의 가치를 살갗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면서 “순국열사들을 기리고,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군복의 무거움 느끼기도 

활동대는 21사단의 한 포병대대에서 한국의 간판무기인 K-9 자주포 임무수행을 눈과 귀로 체험했다. 일사분하게 움직이는 5문의 화포에 압도된 분위기였다. 대원들은 전차를 타고 1㎞가량 이동하기도 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가도 막상 내리니 아쉬움을 느낀 듯했다. 

“놀이기구보다 더 재밌다”며 포병대대원과 사진 찍는 대원도 있었다. 화포 한 문에 40억원, 포탄 하나에 120만원에서 300만원이라는 장병들의 설명을 듣자 대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선을 지키기 위해 투입되는 막대한 국방예산과 장병들의 땀을 체감한 것이다. 

이어진 포병 대대장의 강연은 나라를 생각하는 군인의 마음가짐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대대장은 “군복은 훈련할 땐 훈련복, 전투 중엔 전투복, 사망하면 수의가 된다”면서 “군인은 365일 동안 수의를 입는 셈”이라고 비장하게 말했다. 

해군이 되고 싶다는 이태성(18) 군은 이 강의를 듣고 “동경하는 군복에 그런 의미가 있을 줄은 몰랐다”면서 “군복을 입은 한 사람마다 결연한 모습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존하는 위협, 제4땅굴 

활동대는 입장 절차조차 매서운 제4땅굴로 향했다. 땅굴은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산 후, 삼엄한 검문을 통과한 뒤에야 입장했다. 북한과 이어져 있기 때문에,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항상 군부대가 지키고 있다. ‘적갱’(적이 판 갱도)은 지하 145m 깊이에 2㎞나 이어져 있다. 1990년 3월 당시 군사분계선에서 1502m나 남쪽에서 발견돼 온 국민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활동대는 스산한 입구를 지나 하나둘 적갱을 관람했다. 남쪽에서 갈 수 있는 한계선에 이르자, 북한군이 직접 삽과 손, 다이너마이트로 갱도를 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추민아(15) 양은 “레일카를 타고 들어간 게 신기했다”면서도 “북한군이 손으로 직접 팠다는 게 침략하겠다는 집념처럼 느껴져 무서웠다”고 말했다. 정민지(17) 양 역시 “우리 땅으로 내려올 때까지 몰랐다는 게 소름 끼친다”며 동조했다. 

땅굴이 있는 ‘펀치볼’ 지역은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동시에 민간인 통제구역 안의 유일한 면소재지로서, 평화가 가장 지켜져야 할 장소이기도 하다. 온전히 보존된 자연환경은 쉽게 볼 수 없는 비경을, 비옥한 땅은 시래기 등 고랭지채소를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다.  

대원들의 성장에 뿌듯 

활동에서 열매를 얻어가는 건 대원들뿐만이 아니었다. 김민기(29) 씨는 대원들을 보살피는 운영위원으로 4년째 참여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 씨는 “한 번 참여한 동료들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이 뿌듯함을 그리워한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대원들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나도 참여한 보람을 느낀다”면서 “아픈 다리를 내색 않고 이겨내는 대원들을 보면 이 여정 중에도 성장하는 듯해 대견하다”고 활동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중앙대학교 간호학과 내에서 조직한 봉사 소모임 <도담>도 함께였다. 이들은 아침마다 대원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응급상황이 생기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다.  

양동영 대표이사 '풍부하고 의미있는 미래 만들길' 당부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6일, 속속 폐회식이 열리는 DMZ박물관에 이르렀다. 대원들은 동료들과 헤어질 생각에 내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통일대의 박현빈(18) 군은 빈 종이에 친구들의 연락처를 빼곡하게 적었다. 박 군은 “점호가 끝나고 몰래 떠드는 게 재밌었지만 이제 못해서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걸으면서 전쟁의 참상이나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지난 과정을 되돌아봤다.

경기도 화성에서 온 평화대 문수빈(18) 양은 넘치는 흥으로 걷는 동안 분위기를 북돋았다. 문양은 “걷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면서 “스스로를 이겨내고 성취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고 말했다. 부사관이 장래희망이라는 그녀는 “DMZ를 처음 돌아보고, 꿈을 더 살찌우고 싶어졌다”며 기대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문 양 역시 헤어짐이 아쉬워 정기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 동아오츠카 양동영 대표 사진=박재성 기자

양동영 대표이사는 폐회사에서 “완주를 축하한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양 대표이사는 “혼자였다면 못 버텼을 일들이 동료와 함께여서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이 시간을 잊지 않고, 더 성숙한 열정을 바탕으로 풍부하고 의미 있는 미래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대원들을 격려했다. 

함종한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여러분 덕분에 남북관계에 새로운 길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함 총재는 “철조망의 슬픔 속에 살고 있는 조국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 동아오츠카 이진숙 상무 사진=박재성 기자

이진숙 동아오츠카 커뮤니케이션실장 겸 상무이사는 <이코노믹리뷰>에서 “이번 행사는 핵가족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면서 “걸으면서 건강도 챙기고, 분단의 아픔을 지닌 나라에 대한 생각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이 상무는 활동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상무 본인의 자녀도 참여했다. 이 상무는 “부모의 마음에서 행사를 운영하다 보니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겼다”면서 “5대의 버스가 목적지에 먼저 가 있지 않고, 무더위에 기댈 수 있도록 대원들 뒤를 쫓았다”고 전했다.   

  
▲ ‘2018 휴전선 155마일 횡단’에 참가한 대원들이 5일 오전 강원도 양구의 '평화누리길'을 행진하면서 이온음료를 마시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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